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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影

[오이카게] 행복

느매느매 2017. 7. 24. 19:28

 

 

 

 

 

오이카게 전력 60분 32회 '행복'

(16. 08. 20)

 

 

오이카와 토오루X카게야마 토비오


  

  ― 及川 徹


  [ 동거의 시작 ]  

  

  ‘네? 동거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않는 토비오의 표정이었다. 하기야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 한 내 스스로의 발언이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 했다. 동거라니,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였으니 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대략 몇 달이 지난 지금, 그것이 실제로 이뤄지고 말았다. 짐을 옮겨 준 이삿짐 센터 사람들이 돌아가고 새로 이사 온 집 안엔 토비오와 나, 단 둘만이 남아있었다. 이삿짐 센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뒤 나에게로 온 토비오는 내가 있는 근처에 털썩 앉더니 한결 같은 목소리로, 그리고 한결 같은 호칭으로 나를 불렀다. 오이카와 선배.

 

  “응, 왜 토비오쨩?”

  “저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뭐가?”

 

  난 토비오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주변에 놓여져 있는 상자들을 정리 했다. 토비오는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고선 그건 나중에 정리하라며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토비오의 이런 시선은 배구할 때를 제외하곤 평소엔 잘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정리하던 손길을 멈추고 토비오를 마주보자 토비오는 꽤 진지한 듯 보였다.

 

  “저 여러가지로 많이 걱정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토비오는 표정을 읽기 참 쉬운 사람이었다. 말을 꺼내기도 전부터 무슨 말을 꺼낼지 예상이 된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 얘기는 동거를 하자는 내 제안을 들었을 때에도 꺼냈던 꽤 오래된 걱정이였기에 나는 토비오의 표정을 보지 않고도 무슨 말을 꺼낼지 알고 있었다. 토비오가 이 말을 꺼낼 때마다 평소엔 능청스럽게 넘어가고 말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막상 진짜로 이사를 와 ‘동거’ 라는 그저 이야기에 불과했던 일을 실제로 이뤄내고나니 아마도 더 믿겨지지 않고 현실적으로 덮쳐왔을 거니까. 특히 토비오라면 더 그랬을 거라 생각하니 꽤 가볍게 여기고 있던 나조차도 진지해지고 말았다.

 

  “그러니까요… 저 선배하고 연애라는 것을 시작한 것도, 이렇게 동거를 하게된 것도 너무 좋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집을 책임지고 제가 잘 살 수 있을까요? 저 모든 것이 서툰데 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것도 몰라서, 좀 두렵기도 해요. 이 말을 직접적으로 들었을 때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이 토비오가 맞나 싶을 정도로, 토비오는 겁쟁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막 초등학교를 입학해 낯선 환경에 두려워하는 꼬마 아이처럼, 토비오는 나와의 이런 생활을 시작할 것이란 것에 대한 두려움이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토비오의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나는 토비오를 끌어당겨 꽉 안아버렸다.

 

  “서, 선배?”

  “…토비오, 난 네가 이정도로 걱정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

  “……”

 

  나는 어쩐지 토비오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이 깊어져 토비오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보였다. 그러기도 잠시 토비오를 떨어트린 나는 다시금 토비오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 전에 토비오, 너 아직도 그 말버릇 못 고친 거야?”

  “네? 무슨 말버릇이요?”

  “이 집은 ‘제가’ 가 아닌, ‘저희’ 라고, 알아들었어?”

  “선배 지금 무슨 말을……”

 

  토비오의 표정은 의문으로 가득차선 내 말을 계속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물론 엄청나게 답답했지만 알아들을 것을 기대하고 말한 것은 아니였기에 포기하고 토비오의 눈 앞에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였다.

 

  “이 집은 너랑 나 둘, 두 명이서 같이 사는 공간이야. 너 혼자만이 있는게 아니라구 이 바보 멍청이 토비오쨩.”

  “……”

  “그러니까 너 혼자서 짊어지려는 생각 하지마. 네 곁엔 내가 있고, 내 곁엔 네가 있으니까. 서로를 믿으며 시작하는 거야. 알겠어?”

 

  이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끄러운 말이였지만, 내 딴에선 진심이 가득 담긴 말이였기에 그저 토비오에게만 잘 전해졌기를 바랄 뿐이었다.

 

  “자아, 그럼 이제 쓸데없는 걱정은 버리고 짐 정리 시작해 보자구 토비오쨩.”

  “저 오이카와 선배.”

  “또 왜?”

  “역시 전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

  “선배랑 함께, 같이 이 집에서 새롭게 시작하며 잘 살아보도록 노력할게요. 그러니까……”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토비오의 반짝거리는 짙푸른 눈동자를 보아하니 아무래도 나의 바람은 토비오에게 잘 전해진 듯 했다. 그런 토비오의 머리칼을 헤집으며 대답하자 토비오는 평소에 보기 힘든 자연스럽고 예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근데 저 정말 청소도 설거지도 잘 못 해요. 아시죠?”

  “아 정말 토비오쨩~ 이런 좋은 분위기에 그런 사소한 걱정은 나중에 좀 하라구?”

  


   [ 아침의 모습 ]


  커튼 틈으로 새어나오는 환한 빛에 벌써 아침인가싶어 시계를 바라보자 시곗바늘은 막 오전 9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자리를 뜨끈하게 차지하고 있는 동그란 머리통을 보니 아직까지도 꿈나라다. 그런 바보 같은 표정을 바라보자니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와서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다가도 살짝 길어진 듯한 토비오의 앞머리를 쓸어 넘기자 잠결에 취했음에도 움찔거리며 반응하는 탓에 그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종국엔 웃음을 터트리자 꿈틀거리며 토비오가 잠에서 깨어버렸다.

 

  “좋은 아침 토비오쨩. 잘 잤어?”

  “어떤 누구 때문에 잠에서 깼지만 나름 잘 잔 거 같아요.”

  “다행이네.”

 

  능청스럽게 빙긋 웃어버리자 그런 내가 얄미웠는지 토비오는 입술을 툭 내밀었다. 이제는 그런 토비오의 모습마저도 귀여워서 정말 단단히 콩깍지가 씌었구나 생각하며 앞머리를 걷은 토비오의 이마 위로 가볍게 입맞춤 했다. 토비오는 아가 고양이 마냥 눈을 꼭 감고선 가만 있다가도 다시금 내 품에 파고들며 나를 꼭 껴안았다. 이럴때보면 참 어린 애 같은데 말이지.

 

  “토비오쨩~ 지금 오이카와씨한테 어리광 부리는 거야?”

  “오늘만 봐 주세요.”

  “하지만 안 된답니다. 토비오쨩.”

 

  품에서 토비오를 떨어트리자 여전히 잠에 취해있는 얼굴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 토비오의 미간을 꾹 눌러 펴주자 그제서야 눈을 번뜩 뜬 토비오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선배는 자다 깨도 정말 잘생기셨네요.”

  “토비오쨩도 새삼스럽게~ 그걸 이제야 알았어? 오이카와씨는 언제나 빛나는 이케맨이라구?”

  “…그래서 가끔은 짜증납니다.”

  “잠깐, 토비오쨩 방금 짜증난다고 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오늘 아침은 뭘 먹을까요 선배.”

  “토비오쨩…?!”

 


― 影山 飛雄

 


  [ 네가 좋아하는 건 나도 좋아 ]


  - 토비오쨩 지금 어디야?
  “저 지금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아! 저기 보인다.

 

  뚝, 전화가 끊기고 저 멀리서 익숙한 모습이 웃으며 걸어온다. 어느샌가 내 앞으로 훅 다가온 나의 연인은 누가봐도 너무 멋져서 옆에서 함께 걸어다니는 사람은 정말 부담스러울정도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 멋진 사람이 나의 연인이라는 점에서 놀랍고, 신기하기도 하다.

 

  “많이 기다렸어?”

  “아뇨. 선배가 연락하자마자 천천히 준비하고 와서 그리 오래기다리진 않았어요.”

  “잘했어. 아아, 토비오쨩 나 배고파. 우리 뭐 먹을까?”

  “뭐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음 글쎄~ 아! 맞아, 여기 근처에 맛있는 카레집 생겼다고 들었는데.”

  “카레요?”

  “응. 인기 많다더라. 저번에 방송에도 나왔다고 하던 걸? 토비오쨩은 카레 좋아하니까~”

 

  오이카와 선배는 항상 이런 이야기를 어디선가 알아온다. 어디서 듣고 오는 건지, 아니면 직접 알아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나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음식점을 여러군데 알고와서 나를 데리고 간다. 아마 이런 선배 덕에 내가 카레를 끊을 수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리지널 카레 하나랑, 매운 카레 하나 주세요. 아 참 오리지널 카레 위엔 반숙 달걀 하나 얹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오이카와 선배.”

  “응?”

 

  식당에 도착하자 보인 것은 꽉 차서 빈자리가 도저히 보이지 않은 내부였다. 아무래도 방송을 타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 모여들어 그런 것 같았다. 다행히도 금방 빈자리가 생겨 얼마 기다리지않고 식당 안에 들어섰다. 그에 오이카와 선배는 다행이라며 특유의 그 예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선배와 함께 직원에게 안내 받은 자리에 앉고 거의 바로 주문을 하고나서 식당에 오면서부터 궁금했던 것을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선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우유빵 아니에요?”

  “맞는데?”

  “근데 왜 항상 카레를 드시는 거예요?”

  “그거야 저녁으로 우유빵을 먹을 수는 없잖아~ 토비오쨩은 바보예요?”

  “하지만 저녁을 제외하고도 항상 저를 카레집으로 데리고 가시곤 하잖아요.”

  “그거야……”

  “음식 나왔습니다.”

 

  선배의 대답을 들으려고 하는 순간 주문했던 음식을 가지고 온 직원에 말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내 직원이 가버리고 마저 듣지 못 한 대답을 들으려고하자 선배는 말을 일부러 피하는 것인지 뭔지, 얼른 먹자며 나에게 숟가락을 쥐어주었다.

 

  “음~ 맛있다 이거! 얼른 안 먹고 뭐 해? 토비오쨩이 좋아하는 반숙 달걀 오이카와씨가 가져가 버린다?”

  “안 됩니다.”

  “그럼 얼른 먹어.”

 

  선배의 계속되는 재촉에 그제야 한 숟갈 떠먹자 익숙한 듯하면서도 다른 맛에 카레가 입 안에서 사르륵 녹으며 밥알과 함께 씹혔다. 몇 숟갈씩 먹으면 먹을수록 이 식당이 왜 방송에 나왔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꽤나 맛있는 카레에 나도 모르게 급하게 먹기 시작하자 선배는 나에게 물 한 잔을 건네주었다. 그 물을 받아들어 마시곤 선배를 바라보자 선배는 얼마 떠먹지 않은 카레를 그대로 놔둔 채 어쩐지 흐뭇해 보이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배?”

  “응 토비오쨩, 신경쓰지말고 계속 먹어.”

 


 *

 


  “아 정말 잘 먹었다.”

  “선배는 얼마 못 드셨잖아요.”

  “배부르면 됐어~”

 

  식사를 마치고 가게에서 나오자 선배는 만족하는 듯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밥을 남겼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떻게 배가 부른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선배의 배는 나만큼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하며 넘어갔다. 그러는 동안에도 식당에서부터 듣지 못 한 선배의 대답을 난 기다리고 있었지만 여기서 만약 되묻는다면 선배는 결코 말해주지 않을 것만 같아서 그만두려던 참이었다.

 

  “맞아 토비오쨩.”

  “네.”

  “아까 식당에서 말이야 나한테 좋아하는 음식은 우유빵이면서 왜 카레 먹냐고 물었잖아.”

  “아, 네.”

  “그거 나도 모르겠어.”

  “예?”

 

  예상치 못 한 선배의 대답에 선배를 바라보았지만 선배는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어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선배?”

  “그러니까… 진짜 모르겠어. 내가 왜 좋아하지도 않는 카레를 일부러 맛있는 가게를 찾으면서까지 먹는 건지 말이야.”

  “……”

 

  선배의 말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를 계속해서 바라보니 어딘가 선배의 모습이 즐거워 보여서 그 다음으로 무어라 말을 이어가지 못 했다.

 

  “그냥 네가 좋아하는 거라서 그런 거 같아.”

  “…예?”

  “난 토비오쨩이 카레를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꽤 즐겁거든.”

 

  아무도 지나가지않는 조용한 골목길, 왜 즐거운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즐거워 보이는 나의 선배의 모습에 여전히 이해가 가지않아 의문이 생기는 그 말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오늘따라 참 달이 밝은 거 같다. 토비오쨩.”

  


  [ 좋은 밤, 예쁜 꿈. ]


  “선배 저 다 씻었습니다.”

  “응~”

 

  내가 먼저 씻고 나오는 날이면 선배는 그 사이에 저녁을 먹느라 쌓여버린 그릇들을 씻겨낸다. 다 씻고 나오면 설거지를 다 마친 선배가 손에 묻은 물기를 탈탈 털며 갈아입을 옷과 속옷을 챙겨들곤 욕실로 들어선다. 그러면 난 선배가 씻고 있는 그 사이 오늘 밤 같이 잘 이불들을 정리하고선 젖은 머리를 말린다. 언제나와 똑같은 패턴, 언제나와 똑같은 밤.

 

  이렇게 가만히 있다보면 선배는 젖어서 푹 가라앉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털며 편한 옷차림으로 방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그런 선배를 빤히 바라보곤 한다. 더 정확히는 선배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관찰하고 있다고 해야하는게 맞는 말일까? 선배는 나와는 다르게 피부가 유난히 하얗고 깨끗하다. 모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예쁘게 잘 뻗어있는 팔과 다리, 적당히 벌려져 있는 어깨는 어떤 사람이라도 기대고 싶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배의 새하얀 뒷목은 가끔 짙은 입맞춤이라도 하는 날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 재수없지만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오이카와 토오루라는 사람이 나의 애인이라는 것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토비오쨩? 토비오쨩!”

  “예… 예?”

  “가만히 멍 때리면서 뭐 해? 혹시 씻고 나온 오이카와씨가 너무 섹시해?”

 

  평소 같았으면 그냥 무시하고 말았겠지만 이 말은 또 틀리지가 않아서 무어라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또 말하지 못 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다면 오이카와 선배는 날 놀리겠지.

 

  “토비오.”

  “네 선….”

 

  평소같이 날 놀리는 그 목소리가 안 들려서 가만히 있다가 진지하게 날 부르는 선배의 목소리에 아래로 향하고 있던 시선을 선배에게로 돌리자 선배는 갑작스러운 입맞춤을 했다. 처음엔 짧게 붙였다 떼는가 싶더니 떼어진 지 5초도 안 되어 다시 입을 맞추며 진득하게 키스했다.

 

  점점 선배에게 밀려 푹신한 침대 위로 엎어지자 나는 습관처럼 선배의 뒷목으로 팔을 두르며 선배에게 더욱 밀착했다. 그런 선배의 뒤통수를 살짝 쓰다듬자 아직 덜 말라 촉촉한 선배의 머리칼이 내 손가락 사이사이를 파고들었다. 이런 와중에도 선배는 끈덕지게 밀어 붙이며 숨이 차오를 때까지 놓아주질 않았다. 거의 숨이 막히겠다싶을 정도쯤에 선배의 어깨를 살짝 밀어내자 그제서야 선배는 진득하게 붙어있던 입술을 떼고서 이마를 맞대었다.

 

  “서, 선배. 갑자기….”

  “토비오.”

  “네…”

  “좋아서 미칠 것만 같다는게 이해가 될 정도록…”

  “……”

  “너와 함께 있는 순간 순간이 너무 행복해.”

 

  심장 박동 소리가 큰 홀에 있는 것 마냥 쿵쿵 울려대는 듯 했다. 오이카와 선배와 마주대고 있는 이마와 어쩔 수 없이 부딪혀버린 콧등 사이로 오가는 서로의 숨결이 너무나 뜨거워서 점점 달아오르는 듯한 기분이였다.

 

  이럴 때면 한 번씩 생각해보곤 한다. 우리는 과거에 그리 사이가 좋지 않던 선, 후배 사이가 맞는 걸까? 왜 그땐 서로에게 상처를 많이 줬을까. 이렇게 변하게 된 계기는 뭐지? 라는, 하지만 나는 선배와 이런 가까운 사이가 된 것에 절대 후회스럽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저돕니다 선배.”

  “응, 고마워. 내 옆에 있어줘서.”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는 우리 둘 사이의 사랑이 나는 한 편으로는 정말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복잡하게 시작했던 인연이였지만, 결과는 이렇게 행복하기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렇기에 오이카와 토오루라는 사람과 더 함께 있고 싶다.

 

  “그렇다고 갑작스레 덮치시면 놀랍니다 선배.”

  “토비오쨩 조금은 솔직해 지라구? 좋잖아.”

  “…시간이 늦었습니다.”

  “어라~ 토비오쨩 얼굴 빨개졌대요!”

 

  시작은 항상 진지하고 끝은 이토록 장난스럽지만, 이런 상황이, 그런 나의 연인에 모습이 난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불 끌게.”

 

  마지막으로 불을 끄고나면 같은 이불 속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또 함께 맞이할 내일을 기다리며 오늘도,

 

  “좋은 밤, 예쁜 꿈 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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