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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문에 CD 플레이어를 실행한 오이카와 이야기

 - 뽀뽀 편, 키스 편, 물음표 편 총 3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깁니다.

 - ♡2018. 01. 09♡ 해피 오이카게 데이


※ 약간의 캐붕 주의





 카게야마 토비오 연애 시뮬레이션 (카연시)


 - 뽀뽀 편




 어젯 밤 술을 마시고 어찌어찌 집 안에 들어온 것까진 생각이 난다. 하지만 주머니에 들어 있는 이 알 수 없는 CD와 그 주머니 속에 들어 있어야 할 지갑이 없는 것은 도대체 뭔가 싶었다. 어떻게든 기억을 하려 했지만 떠오르려고 할 때마다 머리를 띵하게 울리는 두통 때문에 도저히 생각나는 건 없었다. 포기하자 포기해, 몸이 불편하고 속이 계속 울렁이는 것이 숙취가 아직 남아 있는 듯 했다. 우선 몸부터 씻자 싶어 손에 들고 있던 CD를 내려놓은 오이카와는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오자마자 집에 있던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충 배를 채운 오이카와는 이제야 좀 괜찮아진 몸 상태에 뒤늦게 주말을 만끽하려던 순간이었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잠시 잊고 있던 CD를 발견한 오이카와는 다시금 그것을 들고 앞, 뒷면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그런 CD 위엔 어떤 것이라고 간단한 정보조차 적히지 않고 그냥 평범하고도 아주 수상한 CD였다. 도대체 이게 뭐지? 나 도대체 어떤 곳을 들린 거야…. 분명 술에 취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이상한 길거리 상점 같은 곳에서 물건을 샀음이 틀림 없다. 술에 취했으니 의심 같은 건 하지도 않고 지갑을 덜렁 던져 줬겠지…. 진짜 술이 웬수구나 웬수, 우선 생각난 김에 카드 분실 신고부터 해야겠다. 그 전에….


 “이게 뭔지부터 확인해 볼까.”


 노트북을 켠 오이카와는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노트북 앞에 자리 했다. 노트북에 CD롬을 연결한 뒤 의문에 CD를 넣은 그는 노트북 화면에 뜨는 파일 창에 두어 번 클릭을 하다 파일 속 하나 밖에 없는 정말 수상한 파일 이름에 눈살을 찌푸렸다.


 K 연애 시뮬레이션…? 도대체 이게 뭐야. 뭐 새로 나온 게임인가? 참 쓸모 없어도 정말 쓸모 없는 걸 샀다고 생각한 오이카와는 그래도 한 번 볼까? 아니야 이상한 거면 어떡해? 라는 두 개의 선택지에서 고민을 하다 호기심을 참지 못 하고 파일을 클릭 했다.


 파일을 클릭하자마자 잠시 화면에 무언가가 뜨더니 이내 화면 전체가 새까맣게 어두워졌다. 뭐야, 왜이래? 설마 꺼진 건가? 하지만 전원 버튼이 켜져 있는 것을 보면 꺼진 것은 아니었다. 이리저리 노트북을 둘러보던 오이카와는 몇 분이 지나도 그대로인 화면에 설마 바이러스 먹은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기도 잠시 새까맣기만 했던 화면이 다시 하얘지더니 순식간에 게임 바탕은 새하얗고 예쁜 꽃들이 가득한 풍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K 연애 시뮬레이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게임을 진행 하시려면 예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뭐야 이 갑작스런 전개는…. 문구를 바라보며 어이없음에 실소를 내뱉던 오이카와는 괜히 눌러봤나 싶은 생각에 다시 게임 창을 닫으려는 순간이었다.


 [10초 안에 선택하지 않아 게임을 시작합니다.]


 “뭐?!”


 무슨 자기 마음대로야! 이상한 문구가 뜨더니 저절로 실행 되는 게임에 당황하며 마우스를 몇 번이고 클릭하던 오이카와는 어떤 버튼을 눌러도 꺼지지 않는 게임에 최후의 방법인 전원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화면 속에 뜬 익숙한 얼굴에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몇 번이고 눈을 깜박였다. 잠깐, 잠시만….


 “토비오쨩이잖아?”


 토비오 너가 왜 거기서 나와…? 가면 갈수록 어이없는 상황에 허탈한 웃음을 내뱉던 오이카와는 화면 속에서 눈을 깜박이며 난 아무것도 몰라요.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누가봐도 카게야마 토비오인 인물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전화! 그래 토비오한테 전화를… 맞다. 핸드폰 고장 났었지. 어젯 밤 술에 취한 채 어디다가 떨군 것인지 고장이 난 핸드폰은 다른 곳은 다 괜찮으면서 충전 속도가 심각하게 느려졌다. 그래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 하고 있는 오이카와는 여전히 작동 되지 않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카게야마에게 연락을 못 한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칼을 헤집었다. 진짜 술을 안 마시든가 해야지.


 그렇다고 이대로 게임을 하기엔 좀 이상하고 전원을 누르기엔 카게야마가 이 게임에 나오는 것이 신경쓰였다. 망할…. 작게 욕을 내뱉은 오이카와는 이내 마우스로 화면을 클릭하기 시작했다. 피하지 못 한다면 즐긴다! 이런 상황에 쓰는 말은 아니지만 대충 넘어가자 싶던 오이카와는 화면에 간략히 나온 설명문을 읽어 내렸다.


 [이 게임은 연애를 간접적으로 시연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실제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실제와 무관하다라…. 어쩐지 이상하게 거슬리는 문구였지만 천천히 나오는 문구들을 차근차근 읽어내던 오이카와는 한 부분에서 멈칫 했다.


 [이 게임은 일회용 게임으로 단 한 번만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 순간 클리어를 할 때까지 게임을 종료할 수 없습니다.]


 “일회용 게임? 이게 말이야 방구야.”


 내가 이걸 얼마를 주고 샀는데! 무려 지갑을 던져 주고 왔단 말이야! 별 특이한 게임을 봤다 싶어서 신경질을 내던 오이카와는 토비오쨩이고 뭐고 그냥 안 해 버릴까 하다가도 여전히 화면에 시선을 돌리지 못 했다.


 [클리어는 캐릭터와 연애를 하며 난이도별 스킨쉽을 전부 끝마치면 됩니다.]


 마지막 문구를 끝으로 화면이 다시금 새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완전히 집어 삼킬듯 새하얀 빛을 내던 화면은 이내 오이카와를 끌어 당기며 빛 속으로 삼켜버렸다.


 눈살을 찌푸리던 오이카와는 감고 있던 눈을 번뜩 떴다. 뭐야, 여기 어디야?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오이카와는 처음 와 보는 공간에 당황하며 눈을 굴렸다. 그러기도 잠시 어딘가 이상한 기분에 자신의 몸을 살펴보던 오이카와는 자신의 신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몸인 것을 깨닫곤 소스라치게 놀라며 어딜 봐도 보이지 않는 거울을 찾아 헤맸다. 그런 거울을 찾기 위해 한 발짝 움직이는 순간 오이카와의 눈 앞에 불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K 연애 시뮬레이션 속으로 들어오신 걸 환영합니다. 당신의 이름을 설정해 주세요.]


 “뭐… 뭐라고?!”


 [이름 ‘뭐라고’ 로 설정하시겠습니까?]


 헙, 입을 꾹 다문 오이카와는 목소리가 입력이 되기도 하나? 하는 생각에 허둥대다 이내 이름은 제대로 해야지. 하는 생각에 또박또박 큰 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오이카와 토오루, 이내 불투명한 창엔 오이카와 토오루가 입력 되며 설정이 완료 됐다. 것보다도 뭐냐고 방금 저 화면이 게임 속으로 들어온 걸 환영한다고 했지? 그럼 나 지금 게임 속에 들어온 거야? 말도 안 돼…. 하지만 어딜 봐도 저길 봐도 지금 이 공간은 게임 속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유명 브랜드 이름을 살짝 바꿔 패러디한 빵 가게 이름하며 오이카와를 지나가는 사람들 또한 전부 얼굴이 똑같았다. 심지어 지나가는 길고양이 조차 생김새가 동일했다. 게다가 이 인조적인 풀과 딱 봐도 만든 티가 나는 그래픽 꽃들…. 믿기지 않지만 게임 속 세상이 분명했다.


 [오이카와 토오루 님은 지금 이 순간부터 연애를 하게 됩니다. 오른쪽에 화면에 보이는 단계별 스킨쉽을 끝까지 클리어 하면 게임은 종료 됩니다.]


 친절한 AI가 설명해 주는 것을 새겨 들으며 오른쪽 화면을 바라본 오이카와는 총 3단계로 나뉜 스킨쉽 단계를 바라보았다. 1단계 뽀뽀… 2단계 키스… 3단계는… 물음표? 어째서 물음표 표시가 돼 있는 거지? 잠시만 뽀뽀, 키스 다음이면…. 오이카와는 순간 열이 오르는 듯한 기분이었다. 뭔 게임이 이렇게 사실감이 넘쳐. 쓸데없이 잘 만들었네.


 [왼쪽 화면으론 데이트 날 입을 의상, 상대의 기분 상태를 알 수 있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모쪼록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파이팅!]


 아, 예…. 누가 만들었는지 간결하기 그지 없는 게임 설정을 보며 오이카와는 그나마 믿을만 했던 AI까지 사라지자 급격히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주위를 둘러보며 경계를 하다가도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뭔 경계를 하나 싶은 생각에 한숨을 폭 내쉬었다. 도대체가 말이야 내가 왜 이 꿀 같은 주말에 이런 이상한 게임을 하고 있어야 하냐고…. 호기심에 게임을 시작했던 과거의 자신을 탓하며 절망하던 오이카와는 무언가를 잘 못 누른 것인지 실수로 화면에 뜬 스케줄 표를 바라보았다.


 [XX월 XX일 PM 2시 데이트 날]


 잠시만 이거 오늘 아니야? 허둥지둥 시간을 바라보던 오이카와는 시간이 2시인 것을 확인하곤 화들짝 놀랐다. 이거 전개가 왜 이렇게 되는 건데?! 너무 빠르잖아! 어떻게 머리라도 정리해야하나? 오이카와가 만져지지도 않는 머리카락을 수정하려는 순간 멀리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오이카와 씨!]


 빈 화면에 뜬 문구에 잠시 주춤하던 오이카와는 그 부름에 뒤를 돌자 멀리서 반짝이는 빛과 함께 화사한 모습으로 뛰어오는 익숙한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토비오쨩…?”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카게야마였다. 그리고 일순간 오이카와의 머릿 속으론 게임을 막 실행 했을 때 보였던 카게야마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아니, 그게 진짜 토비오가 맞았단 말이야? 그럼 이 게임 속에서 내 애인이 토비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딜 봐도 카게야마 토비오인 모습에 어버버 거리던 오이카와는 눈앞에 뜬 선택지에 눈을 깜박거렸다.


 [K군: 제가 많이 늦었죠?]

 ▶ 아니야. 나도 방금 왔는 걸?

 ▶ 왜 이제 왔어? 우리 헤어지자.

 ▶ 뽀뽀 할래?


 뭐야 선택지가 왜 이런 식이야? 답정너인가.


 오이카와는 첫 번째 화살표를 선택했고 오이카와의 대답을 듣자마자 카게야마는 다행이라는 듯 웃으며 오이카와의 손을 맞잡았다. 그 순간 오이카와는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화들짝 놀라며 순간 손을 뺄 뻔 했지만 그대로 굳은 채 가까이 다가온 카게야마를 마주했다. 토비오가 평소와는 다르게 엄청 반짝이는 건 기분탓인가…. 아니다 이건 게임탓이다. 젠장 도대체 누가 이런 걸 만든 거야? 이 말만 오늘 벌써 백 번 정도 한 거 같다.


 [K군: 오이카와 씨는 손이 정말 따뜻하네요… 아 맞아! 배고프지 않아요? 제가 아주 잘 아는 카레집이 있는데 갈래요?]

 ▶ 뭔 또 카레야? 이런 카레 같은…

 ▶ 네가 좋다면 난 어디든 상관없어.

 ▶ 뽀뽀해 주면 먹으러 갈게.


 이 게임 만든 사람 만나면 진짜 한 대 쳐 버리고 말겠어. 두 번째 화살표를 선택한 오이카와는 순식간에 화면이 카레집으로 바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어 여기 언제 한 번 와본 거 같은데…. 왜 익숙한 건지 모르겠지만 언제 한 번 티비에서나 봤겠거니 싶었던 오이카와는 카레를 앞에 두고 눈을 반짝이고 있는 게임 속 카게야마를 마주하며 저도 모르게 피식거리며 웃었다. 실제 토비오도 카레 좋아했었지 아마…. 그런 생각이 문득 들자 내가 어떻게 이걸 알고 있지? 하는 생각을 한 오이카와는 고개를 저었다.


 [K군: 정말 맛있어요! 오이카와 씨도 얼른 먹어요.]


 너나 맛있게 먹어라. 가만히 먹는 모습만을 지켜보던 오이카와는 왼쪽 화면을 바라보았다. 상대의 기분을 보여주는 그래프엔 행복 지수가 100을 찍고 있었다. 카레 먹는게 그렇게 행복한가? 저렇게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배가 고파진 오이카와는 입맛을 다시다가도 이렇게 현실적인데 먹는 건 안 되나. 싶은 생각에 숟가락을 들었다. 하지만 역시 입 안으로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나도 참 게임한테 뭘 바란다고.


 [K군: 어, 오이카와 씨 입가에 밥풀이 묻었어요.]


 어? 먹지도 않았는데 무슨…. 카게야마가 순식간에 가까이 다가와선 밀착했다. 당황해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선 오이카와는 매우 가까이 있는 카게야마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금방이라도 입술이 닿을 것만 같은… 그런 상황, 그리고 그 순간 오이카와의 눈앞에 새로운 선택지가 떴다.


 ▶ 그대로 붙잡고 뽀뽀한다.

 ▶ 얼굴을 밀어낸다.

 ▶ 고맙다며 웃어보인다.


 두 번째는 보지도 않고 첫 번째와 세 번째 중 갈등하던 오이카와는 결국 세 번째 화살표를 선택했다. 카게야마는 뭘요, 라는 대답과 함께 오이카와 씨도 이런 면이 있네요. 하면서 웃어보였다. 그런 카게야마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던 오이카와는 순간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과 함께 카게야마의 이끌림에 따라 카레집에서 나왔다.


 다음 장소는 평범한 공원이었다. 커다란 분수가 있고 비록 얼굴은 없지만 화목한 가족들이 뛰노는 풍경 좋은 공원, 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은 채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중이었다.


 [K군: 오이카와 씨랑 이렇게 걸으니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추운 것도 잘 모르겠고…]

 ▶ 나도야. 나도 K군과 함께여서 행복해.

 ▶ 좋으면 뽀뽀 할래?

 ▶ 추운 걸 모르긴 무슨 개풀 뜯어 먹는 소리하네.


 언제 봐도 답은 정해져 있는 화살표를 선택하며 오이카와는 자신도 모르게 카게야마의 손을 꽉 힘주어 잡았다. 그러자 카게야마는 움찔거리더니 이내 얼굴을 붉히며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에 얼굴을 반쯤 파묻었다. 확실히 게임이 맞긴 한가보네 토비오가 이렇게 귀엽기도 하고…. 무의식 중에 생각을 하다 번뜩 정신을 차린 오이카와는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웃겨 고개를 갸웃거렸다.


 [K군: 저기 있잖아요 오이카와 씨… 우리 사귄 지도 벌써 50일이 넘어가는데…]


 현실에서도 50일을 제대로 못 넘겨 보는데 여기서 50일이라니 게임이란 참 좋구나. 카게야마를 바라보던 오이카와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 하고 우물쭈물 거리는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도 망설이는 그의 모습에 왼쪽 화면을 바라본 오이카와는 카게야마의 긴장감 그래프가 90과 100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나 게임 중이었지? 그리고 게임 속에서 빠져나가려면 게임을 클리어 해야만 한다. 1단계는 뽀뽀, 그래서 아까 선택지에 뽀뽀 한다가 빠지지 않고 나왔던 거구나.


 그냥 그걸 선택하고 빨리 끝내버릴 걸! 이라는 생각을 하던 오이카와는 여전히 말을 마치지 못 하는 카게야마를 바라보다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붉어진 뺨, 수줍은 듯한 표정. 현실의 카게야마와는 완전 딴판인 모습이지만 이 상황과 표정과 말을 보면 우리 50일이나 지났는데 뽀뽀 해도 되나요? 라는 질문을 내뱉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오이카와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카게야마는 마치 오이카와의 생각을 그대로 읽어 내리듯 그가 생각한 문구를 그대로 말했고, 오이카와의 눈앞엔 다시금 선택지가 떠올랐다.


 ▶ 나도 이 날만을 기다렸어 K군…

 ▶ 너 카레를 먹었잖아? 가글 하고 오기 전까지 허용 못 해….

 ▶ 그럼 뽀뽀하자. 망설이지 않고 뽀뽀한다.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흐음, 이런 상황에선 현실이라면 첫 번째 화살표를 선택했겠지만… 원활하고 아주 빠른 게임 진행을 위해 세 번째로 선택한다. 세 번째 화살표를 누른 오이카와는 선택을 하자마자 자기도 모르게 팔이 움직여 지는 것을 느꼈다. 파, 팔이 멋대로…! 그리고 카게야마의 어깨를 잡은 오이카와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카게야마를 마주했다.


 “그럼 뽀뽀하자.”


 카게야마에게로 천천히 다가가는 오이카와는 설마 진짜 느껴지겠어? 하는 생각과 함께 어느 순간 눈을 꼭 감고 가만히 서 있는 카게야마의 입술 위로 자신의 입술을 맞댔다. 말캉, 그 순간 공원 중앙에 놓인 분수가 반짝거리는 햇빛 아래 피어 올랐다.


 입술을 뗀 오이카와는 당황스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말캉…. 방금 그거 진짜 느껴진 거…? 그리고 카게야마 또한 부끄러운 듯 얼굴을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러다가도 제 품에 꼭 안겨오는 몸뚱아리에 그런 카게야마를 껴안은 오이카와는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왼쪽 화면을 바라보았다. 하트 모양으로 된 카게야마의 기분이 빠르게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CLEAR!’ 라는 문구가 크게 떴다 사라졌다. 다시금 정신을 차리자 오이카와가 있는 곳은 게임 속에서의 오이카와 집인듯 간결하고 단순하게 돼 있는 방 안이었다. 여전히 입술이 진짜로 맞닿았다는 것에 어버버 거리던 오이카와는 이게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띵동! 새로운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알람 소리에 아래에 숨어 있던 알람을 끌어올린 오이카와는 카게야마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다.


 [K군: 오이카와 씨 집은 잘 들어가셨죠? 벌써 보고 싶네요.]

 [K군: 맞다. 이번 주 금요일에 잡아 놓은 공연 잊지 마세요.]

 [K군: 오늘 뽀뽀 정말 좋…좋았습니다.]

 [K군: 그럼 금요일에 봬요!]

 ▶ 그래, K군! 오늘도 내 꿈 꿔♡

 ▶ 난 뽀뽀 별로였거든? 우리 헤어지자.

 

 첫 번째 화살표를 선택한 오이카와는 알림창을 다시 밑으로 숨기곤 스케줄러에 새롭게 표시된 금요일 약속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도 오른쪽 화면을 바라본 오이카와는 아까까지만 해도 잠겨 있던 2단계 자물쇠가 풀려 있는 것을 확인하곤 폭 한숨을 내쉬었다. 2단계 그림엔 KISS 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오이카게 언제나 사랑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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